제267대 교황 선출과 콘클라베: 새 시대를 여는 교회의 선택

2025. 5. 9. 06:51해외생활 -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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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밀벨입니다.

오늘 2025년 5월 8일,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약 13억 명의 시선이 바티칸에 집중되었습니다. 바로 제267대 교황이 선출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선출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이곳 유럽에서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어했던 주제이기도 해서, 이 글에서는 교황이 어떻게 선출되는지, 유럽 사회에서 교황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비(非)유럽 출신 새 교황에 대한 기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바티칸 광장


교황은 어떻게 선출되는가? – 콘클라베(Conclave)의 전통

교황 선출은 단순한 투표가 아니라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엄격한 전통과 의례를 따릅니다. 이를 ‘콘클라베(Conclave)’라고 부릅니다. 라틴어로 “자물쇠로 잠그다”는 뜻의 cum clave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추기경들이 외부와 단절된 채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투표에 임하는 모든 추기경들의 전화기 사용은 금지되었고, 일부 바티칸 지역에서도 사용이 금지되는 등 철저히 외부와 통제된 상태에서 진행된 절차라고 합니다.

콘클라베의 주요 절차:

  1. 대상자: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선거권을 가짐
  2. 장소: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3. 비밀투표: 하루 최대 4회, 3분의 2 이상 득표자만 교황으로 선출
  4. 흰 연기와 검은 연기: 선출 성공 시 흰 연기(fumata bianca), 실패 시 검은 연기(fumata nera)
  5. 선출 후 선언: "Habemus Papam!"(우리에겐 교황이 있습니다!)라는 전통 선언

사진출처 : MBC


유럽에서 교황이 가지는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의미

비록 교황은 바티칸이라는 소국의 수장이지만, 유럽 사회 전반에서 교황의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1. 종교적 지도자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중세부터 이어져 온 교회 권위의 상징입니다. 유럽의 많은 문화·교육·복지 시스템이 여전히 교회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교황의 발언 하나가 신자들의 윤리적·정치적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2. 정치적 영향력

교황은 공식적으로는 정치인도, 국가 수반도 아니지만, 유럽 내에서는 비공식적인 외교적 중재자로서 기능하기도 합니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 난민 문제, 환경 정책,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입장 표명 등에서 교황의 메시지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습니다.

3. 사회적 상징

최근 수십 년간 교황은 점점 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대변자로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이는 유럽 내 젊은 세대와 비종교층에서도 일정한 공감을 얻고 있으며, 교회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미국 출신 교황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교황직은 역사적으로 거의 항상 유럽, 특히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등 유럽 중심 국가 출신 인물들이 차지해왔습니다. 따라서 미국 출신 교황의 등장은 유럽출신을 벗어났다는 단순한 지리적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교회의 세계화 반영

가톨릭 교회는 더 이상 유럽 중심이 아닙니다.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그리고 북미에서의 신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교회의 중심축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출신 교황의 등장은 이러한 세계화 흐름을 교회가 인지하고 있다는 상징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투표전에 거론되던 후보군에 유럽출신 이외에 아시아 출신 추기경, 아프리카 출신 추기경도 있었습니다.

2. 미국식 리더십에 대한 기대

미국 사회에서 자란 교황은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소통 방식, 그리고 현대 대중과의 거리 좁히기에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와 디지털 소통에 능한 미국 문화권의 특성이 교황의 글로벌 소통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큽니다.

3. 유럽 내부의 개혁 요구 대응

교회 내 성비위 스캔들, 보수와 진보의 갈등, 신자 감소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교회 입장에서도, 외부 시각을 가진 교황의 리더십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번 제267대 교황 선출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콘클라베라는 엄숙한 전통 안에서 이뤄진 이번 선택은, 교회가 역사성과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변화와 개방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새 교황의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저도 관심있게 지켜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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