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9. 05:35ㆍ해외생활 - 유럽
안녕하세요,
네덜란드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사이에서 태어난 두 십대 자녀를 유럽에서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17세 딸과 13세 아들을 키우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아이들의 '정체성'이었어요. 오늘은 다문화 가정에서 자녀들이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우리 가족이 실천해온 방법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엄마~, 나는 유럽인이야, 아님 한국인이야? 아님 그 중간 어디쯤??’
>>뿌리를 잊지 않기: 연례 한국 방문의 중요성
20년간의 유럽 생활 중에서도 우리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전통은 매년 한국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아이들이 한국가족들과 유대감을 계속이어가며,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정체성의 한 축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특히 여름방학 때 참여한 여러 한국 문화 캠프'는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어요 (예를 들어, 제가 쓴 다른 블로그 글 재외동포 청소년모국연수 참고하세요^^). 딸아이는 이 캠프에서 여러 한국전통 놀이를 배우게 되었고,현지 학교에서 한국 문화 발표 때 여러번 자랑스럽게 선보이기도 했어요.
>>일상에서의 문화 교류: 친구들과 나누는 한국 문화
아이들의 친구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것도 자녀들의 정체성 형성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생일파티 때 한국 과자나 작은 K-POP 굿즈를 선물하면, 친구들은 항상 호기심을 보입니다. 여기도 이런 반응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한국 배경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BTS와 블랙핑크가 인기를 끌면서, 우리 아이들은 오히려 친구들 사이에서 'K-POP 가사를 설명해주는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었죠. 문화적 차이가 약점이 아닌 특별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 자연과 함께하는 대화: 반려견과의 산책으로 마음 열기
우리 가족에게는 특별한 가족 구성원이 있습니다. 바로 이제 3살이 된 스위스화이트세퍼드 반려견이에요.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적인 산책은 가족 간 대화의 장이 되었습니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 함께 숲길을 걸으며 나누는 이야기들은 정말 소중합니다. 자연 속에서 편안해진 마음으로 아이들은 학교에서 겪는 정체성 혼란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런 대화들이 아이들의 정체성 형성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가족들의 열린 마음: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존중
우리 가족의 여정에서 가장 감사한 점 중 하나는 시부모님을 포함한 네덜란드 가족들의 열린 마음입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을 한국식 육아 방식—예를 들어 식사방식, 수면방식, 놀이방식 등 사소한 차이에도 질문은 하셨지만 한번도 반대하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시어머니는 한국 요리를 배우고 싶어 하셨고, 시아버지는 나는 이런말도 안다~~하면서 한글단어를 조금씩 배우며 아이들에게 다가오셨구요. 이런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두 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는 가족 분위기는 아이들의 정체성 형성에 든든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 앞으로 다가올 정체성 고민을 위한 팁
- 열린 대화 유지하기: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할 때, 정직하게 대화하세요. 부모도 완벽한 답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 아이들은 오히려 안심합니다.
- 다양성을 축하하기: 두 문화를 모두 가진 것이 특권임을 강조하세요. 두 나라 그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고, 두 문화의 장점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큰 자산입니다.
- 롤모델 찾아주기: 비슷한 배경을 가진 성공한 인물들을 소개해주세요. 우리 아이들에게는 한국계 네덜란드 작가나 벨기에의 한-유럽 혼혈 뮤지션이 큰 영감이 되었습니다.
- 정체성은 '선택'이 아닌 '통합'임을 알려주기: 한국인 또는 네덜란드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문화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다문화 가정의 자녀 양육은 어떤경우는 힘들인도 있지만, 그만큼 풍요로운 경험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보람찬 일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은 어떤 방법으로 자녀의 정체성 형성을 돕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경험도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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